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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올빼미/죄의 향방

죄의 향방 노트

by 피어나는 2017. 10. 22.


말 그대로 노트사진이다.

공.책.


(중학교 때 샀던 낡은 공책이라 표지가 뜯어져 나갔다. 맨 앞장은 스토리텔링 연구했던 투더문이라는 게임에 대한 내용. 도로시는 2번째 공책.)


처음 죄의 향방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퇴근 후 컴퓨터를 쳐다보기도 싫었다. 그 놈의 디지털에 나는 질릴만큼 질려있었고, 아날로그로 회귀하고 싶었다.

그래서 만년필을 샀고, 무언가 쏟아내고 싶었지만 일기는 쓰기 싫었다. 다년간의 일기 경험은 내 감정의 쓰레기통에 불과했다. 먼 훗날 다시 펼쳐보며 그땐 그랬지 하고 돌아볼 물건이 아니라, 펼치는 순간 그때의 부정적인 감정이 쏟아져 다시 들쳐보려니 차라리 태워버리고 말 그런...


그래서 매일 밤 침대에서 스탠드를 켜놓고 손으로 써내려갔었다. 그대로 잠들기 전까지... 

도대체 인물 간의 대화는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 장면 연출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초반부를 징하게도 해맸던 나는 챕터 2까지의 장면을 수없이 엎으며 한달이란 시간을 끌었다. 




덕분에 공책 한권이 끝날때까지... 뮬리에와 스카일이 모뢰아 산에서 마물을 만난 시점까지 밖에 진도를 못나갔다. 저 공책 꽤 두꺼운 건데....................


저 한권을 거의 다 쓰고 연재를 시작했다. 연재를 시작하고 나니 공책으로만 쓰는 건 관리가 어려웠다. 도로시 공책을 사면서 에버노트와 병행을 시작했다. 점점 에버노트의 지분이 많아졌으나, 생각이 안풀릴 때는 초심으로 돌아가 공책을 앞에 놓는 것도 효과가 좋았다. 특히 모든 흔적이 남는 점이 퇴고할 때나 아이디어 개발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당시는 쓸모없는 것 같아 넘어간 것도 뒤에 가서 쓸 수 있더라. 컴퓨터에 앉아서 쓰면 날아가버렸을 문장이나 아이디어들을 살릴 수 있어서 좋았다.


리메하는 시점에도 이 두 공책을 팔랑거리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도로시 노트는 여전히 사용 중.


일기를 쓰지 않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참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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