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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읽는 올빼미

고요한 세상 - 제프리 맥다니엘

by 피어나는 2018. 6. 26.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의 눈을 
  더 많이 들여다보게 하고
  또 침묵을 달래 주기 위해
  정부는 한 사람당 하루에
  정확히 백예순일곱 단어만 말하도록 
  법을 정했다

  전화가 울리면 나는 '여보세요'라는 말 없이
  가만히 수화기를 귀에 댄다
  음식점에서는 
  치킨 누들 수프를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나는 새로운 방식에 잘 적응하고 있다

  밤 늦게
  멀리 있는 연인에게 전화를 걸어
  자랑스럽게 말한다
  오늘 쉰아홉 개의 단어만 썼으며
  나머지는 당신을 위해 남겨 두었다고

  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면
  나는 그녀가 자신의 단어를 다 써 버렸음을 안다
  그러면 나는 '사랑해' 하고 천천히 속삭인다
  서른두 번하고 3분의 1만큼
  그 후에 우리는 그냥 전화기를 들고 앉아
  서로의 숨소리에 귀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