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읽는 올빼미

살아서 돌아온 자 - 박노해

by 피어나는 2020. 1. 2.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이 무르익는 시간이 있다

눈보라와 불볕과 폭풍우를
다 뚫고 나온 강인한 진실만이
향기로운 사과알로 붉게 빛나니

그러니 다 맞아라
눈을 뜨고 견뎌내라
고독하게 강인해라

거짓은 유통기한이 있다
음해와 비난은 한 철이다
절정에 달한 악은 실체를 드러낸다

그대 아는가
세상의 모든 거짓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끝까지 죽지 않고 살아 돌아온 자는
그 존재만으로 저들의 공포인 것을

​진실은 사과나무와 같아
진실한 사람의 상처 난 걸음마다
붉은 사과알이 향기롭게 익어오느니

자, 이제 진실의 시간이다

'시 읽는 올빼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산조각 - 정호승  (0) 2020.04.04
높새바람같이는 - 이영광  (0) 2020.04.04
노동의 새벽 - 박노해  (0) 2020.01.02
영혼의 울림 - 김영천  (0) 2020.01.02
치명적인 흠결 - 임영준  (0) 2019.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