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네게 흐르는 마음을 깨닫고
서둘러 댐을 쌓았다
툭하면 담을 넘는 만용으로
피해주기 싫었다
막힌 난 수몰지구다
불기 없는 아궁이엔 물고기가 드나들고
젖은 책들은 수초가 된다
나는 그냥 오석처럼 가라앉아
네 생각에 잠기고 싶었다
하지만 예고 없이 태풍은 오고 소나기 내리고
흘러 넘치는 미련을 이기지 못 해
수문을 연다
콸콸 쏟아지는 물살에 수차가 돌고
나는 충전된다
인내심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기를
꽃 피는 너의 마당이
잠기지 않기를
전화기를 끄고 숨을 참는다
때를 놓친 사랑은 재난일 뿐이다
'시 읽는 올빼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래된 서적書籍 - 기형도 (0) | 2018.03.20 |
---|---|
나는 나를 지나쳐 왔다 - 박노해 (0) | 2018.03.20 |
나 좀 안아줄래요 - 박현희 (0) | 2018.03.20 |
사랑해서 외로웠다 - 이정하 (0) | 2018.03.20 |
슬픔이 없는 십오 초 - 심보선 (0) | 2018.03.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