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학, 그것도 과학 관련은 아마 학창시절 이후 처음이지 않을까.
읽는데 아주 오래 걸렸다. 하핳. 앞부분은 기억이 안나서 다시 들쳐보아야 했네.
과학 서적 감상문을 써보는 건 처음이다. 한번 시작해볼까~_~
이 책은 그냥 미래전략 레포트라고 보면 된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아래 4가지 질문에 답을 하려고 했다.
1. 제4차 산업혁명이란 무엇인가?
2.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3.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4. 공익을 위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것은 이 책에서 지속적으로 빈부격차의 신호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기술직과 전문직이 이전에 없는 속도와 방식으로 사라질 것이다.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중산층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공유경제를 통해 당장의 현금흐름만으로도 충분한 수준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심화되며 저축의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될 수도 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하긴 우리는 왜 돈을 모으는가. 무언가 나만의 것을 소유하기 위해서다. 차를 사기 위해서, 집을 사기 위해서. 나이가 들어 힘이 없을 때 살아갈 기반을 위해서.
그러나 공유경제에서 우리는 소유할 필요가 없다. 이미 세상엔 단 하나의 매장도 소유하지 않고 장사하는 기업이 있고 단 하나의 숙박시설도 갖추지 않고 운영되는 숙박시설 제공업체가 있다. 나 역시 차가 없어도 카쉐어링으로 언제든 차를 이용할 수 있고, 집이 없어도 홈쉐어를 할 수 있다. 싼값에, 필요할 때만. 그래, 저축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다. 무엇인가 자산을 이용하고 소유하기 위한 목적의 저축이라면 더더욱.
문제는 우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를 살려줄 저축이 없게 될 경우다. 빠르게 변화하는 제4차혁명 시대에서 이직도 직업도 모두 자유롭고 변화무쌍해질 것이다. 우리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추락했을 때, 혹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실직 상태에 있을 때 충분한 저축이 없다면 다시 일어서기는 더 어려워진다. 이것은 빈부격차 확대에도 영향을 주고, 위태로운 중산층의 위기로 대두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일자리의 감소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새로운 직업이야 물론 생겨나겠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직업이 엄청나게 생길 것이다. 그러나 대체 얼마나 많이 생길 수 있을까? 그 직업들이 충분한 수입을 주는 것일까? 기존 직업에서 트랜스퍼가 가능한 것일까? 우리가 변화하는 시대에 속도 맞추어 직업을 바꿀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로봇과 인공지능은 인간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거다. 그것도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의 위치를. 인간의 편의를 제공하는 대신 할 일도 함께 없어진다. 노동이 사라지는 것은 한편으로는 반갑지만 소득은 어디서 어떻게 얻어야 할까? 유럽에서 로봇세라던가, 얼마전 핀란드처럼 최저 생계비를 모든 국민에게 제공하는 형식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가지 더 흥미로웠던 것은 전문직 혹은 기술직으로 어떻게 이 트렌드를 헤쳐나갈 것인가였다.
우리는 제4차혁명을 맞아 인공지능의 매니저가 되던가, 그 밑의 아주 잡일만을 처리하는 부품이 되던가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의미하는 '고직능'이란 무엇인가. 이전에 기술인력이란 것은 전문 교육, 전문 직업, 전문 분야를 가지고 활약할 수 있는 인력을 뜻했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술혁신의 엄청난 속도에 지속적으로 적응해나가기 위해, 새로운 능력을 빠르게 배우고 다양한 문맥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인력이 제대로된 기술인력이라고 불리게 될 것이다. 또한 기술이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 및 재창조 되는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네트워킹 능력이 매우 요구될 것이다.
이 파괴적 혁신을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상황맥락 지능(contextual) 정서 지능(emotional) 영감 지능(inspired) 신체 지능(physical)
이전에도 EQ 지능이 높은 아이가 성공한다는 내용이 휩쓸었던 시절이 있는데 그와 비슷하게도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런가.
세상에 잘나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딱히 공감능력이 있어보이지는 않더라만은... 시대를 읽는 리더에게는 통찰력이 중요할테고, 그를 위해서는 분명히 위와 같은 지능이 필요한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마지막 신체 지능은 조금 의아했다. 제4차 산업혁명을 통해 우리는 3D 프린터로 장기를 만들어 이식할 수 있고, 시각장애인의 신경을 대신하여 앞을 보게 되는 등 말 그대로의 인간과 기계의 융합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나의 연약한 육체를 보조해주다 못해, 육신과 기계의 차이가 점점 모호해지는 시기가 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리 내 몸을 꾸준히 운동하고 관리하면서 건강하게 가꾸어 놓으라니. 조금 묘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앞으로 찾아올 정신적 혼돈에 대비하기 위해 육신과 영혼을 단단히 채비해두라는 경고인 것도 같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는 인간성이라는 개념을 혼란스러워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저자가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정체성, 도덕성, 윤리"에 지대한 영향이 올 것이다. 우리는 기술이 인간의 본질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무너지지 않기 위해 인간으로서의 기초를 더욱 단단히 가꾸어 대비해야 하기도 하겠지.
우리 회사는 블록체인에 상당히 힘을 쏟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빅데이터에 대해 관심이 간다. 모든 것에 빅데이터 기술 활용이 필요해질 것이다. 물론 이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유망직종으로 한바탕 휩쓸고 갔고, 너무 유명해졌기 때문에 더이상 언급도 되지 않는 상태다. 이 책의 감상으로는 빅데이터 기술은 대단한 전문직업이라기 보다는 필수적인 사무업무직군의 느낌으로 대중화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