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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올빼미

개인주의자 선언

by 피어나는 2019. 12. 21.

48p. 인간의 내면에는 강제로 공개되어서는 안 될 최소한의 밀실이 있다. 국가형별권의 대상이 된 자에게는 그 밀실이 허용되지 않는다. 광장에 내걸릴 뿐이다. 그래서 법은 최소한의 도덕이다. 모든 것을 형벌로 다스리는 곳에 법은 있으되 개인은 없다. 

81p. 발전기의 특징은 균등분배를 지향하는 토지개혁, 귀족의 세부담 증가, 국가 직영 최고교육기관 확대 및 공정한 과거제도를 통한 신진 엘리트의 등용에 있다. 패망기의 특징은 소수 귀족의 토지 사유화 증가로 인한 대농장화, 백성의 각종 세 부담 증가, 귀족 자제 중심의 사학 증가, 고위 관리 자제를 특채하는 문음, 음서 제도 확대를 통한 지배계급의 세습 구조 공고화, 과거제의 붕괴 등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병리 현상이 계속되면, 결국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해 민란이 일어난다. 

162p. 실제로 의미있는 변화를 도출하는 것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환영을 받는 과격한 목소리들이 아니다. 이는 오히려 반대 의견을 가진 집단의 반발과 결속만 강하게 만들어 의견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다. 한 진영 내부에 생기는 작은 균열에서 변화의 지점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 균열을 만드는 것은 같은 진영 내의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람들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작고 부드러운 '다른' 목소리들이다. 

234p. 인도네시아가 저개발국이긴 해도 오랜 역사와 종교가 있는 사회다. 2000년 동안 저런 상태였을 리는 없다. (...) 정치적 목적으로 문명의 작동을 정지하면 인간이란 쉽사리 동물에 가까운 원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270p. "낯선 것에 대한 공포가 우리의 연대감을 이길 수는 없다." ... 여행을 금지해도 어차피 들어올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들어올 것이므로 오히려 에볼라 바이러스를 추적하기 더 어려워진다며 여행 금지는 과학적으로 합리적인 방어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 토머스 프리든은 이후에도 여론의 압력에 따른 급선회를 하지 않은 채 센터를 이끌고 있다. 

(에볼라 음성 확진 받은 간호사가 미국으로 돌아옴. 에볼라는 증상 발현 전에는 전염되지 않음. 그러나 여론은 에볼라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은 잠복기 기간동안 강제격리해야 한다고 주장함. 법원은 강제격리 조치 신청을 기각함. 의학적 판단을 존중한 것임.) "히콕스는 확고한 과작적 근거 없이 누군가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조치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사람들은 공포에 치우쳐 행동하지만 이 공포는 전적으로 이성적인 것이 아니다."

...이 낯선 것에 대한 무시무시한 공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프리든과 메인 주 법원 판사가 보여준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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