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개가 개연성이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습작할까 많이 흔들렸다.
그래도 완결은 어떻게든 내어야지. 마음을 다시 잡고 왜 얼심녹을 쓰려고 했나 다시 생각하니 잊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용서, 가 얼심녹의 주제였다.
나는 나를 위해 글을 쓴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욕망이 숨어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다.
죄향의 줄거리를 이야기 했을 때 S는 왜 아무도 용서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나는 그 질문에 놀라 어떻게 용서를 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S는 그냥, 아무도 용서를 하지 않아서 괴롭다고 말했다. 그게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그래서 용서를 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조금씩 밝은 데로 나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종국에는 행복한 이야기를 써야지. 그랬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기를 쓰고 이브를 긍정적인 아이로 그리려고 했다. 무리한 개그도 넣어보려고 하고... 숨겨지지 않는 엉뚱함, 낙천성, 긍정과 웃음을 넣어주려고 했었지.
천성이 신파라 쉽지가 않아서 독자들 보기에 어땠을지는 모르겠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내게는, 보고 싶은 장면까지 가는 탑을 쌓는 것이다. 내 안에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내가 쌓지 않으면 아무도 대신 쌓아줄 수가 없다. 그 과정이 순탄치 못해 삐뚤빼뚤 쌓이는 탑을 보면 내 맘도 쓰리다. 과연 가고 싶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그래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불가능하다.
용서를 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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