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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창조 뒤에는 늘 외로움과 정적, 그리고 암흑이 온다. 한밤의 태양이 아니라 대낮의 어둠이 있다. 딱 한 번 밖에는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벤트는 아름답고 절실하다. 사람들은 일회성 행사에 왜 그 많은 돈을 낭비하느냐고 묻는다. 이 물질주의자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당신이 태어날 때, 죽을 때에도 한순간이다. 되풀이되지 않는 시간이요 다시 점유할 수 없는 공간이다. 그것을 위해 당신은 전 생애를 바치고 있지 않은가. 2018. 3. 4.
3화 연재 중 얼어붙은 심장은 죄의 향방과는 달리 시나리오 1도 없이 쓰고 있는 글이다. 후회남은 써보고 싶은데 줄거리는 맘 같이 안나오구... 후회남의 기본 전개야 똑같으니까, 뭐... 모르겠다... 하고 등장인물 구성만 끝내고 그냥 질렀다. 사실 처음에 시나리오 하나를 만들기는 했었어. 그런데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까... 음... 남주가 이번에도 질질 짜고 있어...음... 이번엔 좀 다른 남주를 써보자. 해서 결국 이 이야기의 흐름은 나도 모르겠다 꾀꼬리...죄의 향방을 쓸 때는 기존의 시나리오에 맞춰 전개했으니, 이번에는 손 가는대로 써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신기하게도 사건은 계속 떠오른다. 그런데 3화까지 쓰고 내 글 다시 읽어보니... 와..ㅜㅡㅜ내 글 재미없어...ㅠㅡㅠ...... 혼자 읽어보고 실망했다... 2018. 2. 4.
슬픈 환생 - 이운진 몽골에서 기르던 개가 죽으면꼬리를 자르고 묻어준단다다음 생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라고, 사람으로 태어난 나는 궁금하다내 꼬리를 잘라준 주인은어떤 기도와 함께 나를 묻었을까가만히 꼬리뼈를 만져본다나는 꼬리를 잃고 사람의 무엇을 얻었나거짓말할 때의 표정 같은 거개보다 훨씬 길게 슬픔과 싸워야 할 시간 같은 거개였을 때 나는 이것을 원했을까사람이 된 나는 궁금하다지평선 아래로 지는 붉은 태양과그 자리에 떠오르는 은하수양떼를 몰고 초원을 달리던 바람의 속도를 잊고또 고비사막의 외로운 밤을 잊고그 밤보다 더 외로운 인생을 정말 바랐을까꼬리가 있던 흔적을 더듬으며모래언덕에 뒹굴고 있을 나의 꼬리를 생각한다꼬리를 자른 주인의 슬픈 축복으로나는 적어도 허무를 얻었으나내 개의 꼬리는 어떡할까 생각한다 2018. 1. 20.
막막함이 물밀듯이 - 이승희 이 막막함이 달콤해지도록 나는 얼마나 물고 빨았는지 모른다. 헛된 예언이 쏟아지도록 나의 혀는 허공의 입술을 밤새도록 핥아댔다. 막막함이여 부디 멈추지 말고 나의 끝까지 오시길, 나의 온몸이 막막함으로 가득 채워져 투명해질 때까지 오고 또 오시길 나 간절히 원했다. 나는 이미 꺾였으니 물밀듯이 내 안으로 들어오시길. 그리하여 내게 남은 것은 나뿐이라는 것도 어쩌면 이미 낡아버린 루머일지 모른다는 사실을 깊이깊이 내 몸속에 새겨주시길. 내 피가 아직도 붉은지 열어보았던 날 뭉클뭉클 날 버린 마음들을 비로소 떠나보냈듯이 치욕을 담배 피우며 마음도 버리고 돌아선 길이 죽고 싶다는 말처럼 깊어지도록 밀려오시길. 막막함으로 밥 먹고 사는 날까지. 2018. 1.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