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129

웹툰 기담항설 작가의 글 젊었던 예전의 저는실수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고,실수를 하지 않는 것은 현명한 것이라 생각했으나, 조금 더 살아보니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동안 단 한번도 실수하지 않았고앞으로도 실수하지 않을거라 자신하는 것은 오만이며, 실수를 하지 않았던 순간은오로지 스스로가 잘나고 현명했기 때문이 아니라, 정규교육을 받고, 교육을 이해할 수 있었던 운이,평소 훌륭한 조언과 충고를 해줄 주변인을 두었던 운이,좋은 책을 살 돈과 읽을 시간을 가진 운이,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운이,그리고 또 다른 셀 수 없이 많은 기적 같은 행운들까지, 너무나 많은 신의 가호가 자신의 등을 받쳐주고 있었던 순간이었음을깨닫게 되곤 합니다. 나이를 제법 먹었다고 스스로 말씀하시는 작가님,작가님 몇살이신데요... 2018. 1. 3.
추위에 대하여 - 이성미 네가 올 때마다 육각형 눈이 와. 나는 여름 들판에서 너를 기다려. 하얀 별들이 밤하늘을 뒤덮고, 나의 심장에도 차가운 눈이 내려. 너는 새벽에서 이곳으로 와. 빈방에서 여름으로 와. 그럴 떄 너는 너보다 커 보이거나 작아 보여. 그림자놀이처럼. 침엽수에게 어떤 모양의 잎을 달고 싶으냐고 물으면 흰 왕관처럼 얹힌 눈이 녹아버릴까. 북쪽 여왕의 반대말은 북쪽 왕인가 남쪽 여왕인가 남쪽 허름한 소녀인가 소년인가. 이런걸 궁금해하면 네가 화를 낼까. 담요를 드릴까요. 물어보면 네가 조금씩 녹을까. 녹으면서 허둥댈까. 너는 하얀 자동차를 타고 한 방향으로 가. 추위를 느끼지 못하는 나라로. 눈보라가 치고 침엽수가 자라는 빈방 속의 빈방으로. 나는 옆구리나 심장으로 태어났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아. 너.. 2018. 1. 3.
우울에 대하여. 종현의 발인날이다.아침에 눈을 뜨고 제일 먼저 보았던 기사에 마음이 서늘하고 슬펐다. 벌써 가니 종현아.잘가. 고생 많았어. 수고했어. 휴가날 아침, 미뤄놨던 잔일을 처리하러 한가한 대낮의 거리를 걸어가며 종현의 엘리베이터를 들었다. 그의 소식을 듣고도 제대로 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발인날이 되어 다행히 추모할 기회를 얻었다. 엘리베이터 속에 비친 자신.넌 왜 그래? 넌 왜 그래? 솔직히 말해봐...넌 왜 그래? 노래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음악에 자신을 털어놓았구나... 어두운 나날은 계속 될 것 같았고 태어나지 않은 날로 돌아가고 싶었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나라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도 모르도록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고 먼지처럼 그냥 사그러들고 싶었다. 마음은 무채색으로 가득차서 .. 2017. 12. 22.
Rufus Wainwright - Hallelujah 2017. 12. 22.